[오혜림 노무사의 산재이야기43] 회식 참가 후 일어난 사고 산재 인정 사례

오혜림 대표노무사-노무법인한국산재보험연구원 대표노무사-알기쉬운 공무원,사립학교교직원,군인의 재해보상제도 저
오혜림 대표노무사
-노무법인한국산재보험연구원 대표노무사
-알기쉬운 공무원,사립학교교직원,군인의 재해보상제도 저

회식 자리에서 일어난 사고도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 산재로 인정된 사례가 다수 있다. 하지만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여러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근로자의 고의 또는 자해행위, 범죄행위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재해는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으므로 강제성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단횡단을 하거나 주량을 초과하는 행위로 발생한 사고는 불승인 결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회식의 강제성과 근로자의 자발적 행위 사이에는 주관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는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인이 되므로 회식 자리에서 주량을 초과한 후 만취하여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사례를 통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회식 자리에서 일어난 사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0조를 근거로 한다.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행사, 행사준비 중에 발생한 사고도 업무상 사고라고 본다. 근로자가 행사에 참가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노무관리 또는 사업운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려면 다음 중 한 가지 이상에 해당되어야 한다.

▶사업주가 행사에 참가한 근로자에 대하여 행사에 참가한 시간을 근무 시간으로 인정
▶사업주가 그 근로자에게 행사에 참가하도록 지시
▶사전에 사업주의 승인을 받아 행사에 참가
▶사업주가 그 근로자의 행사 참가를 통상적 또는 관례적으로 인정한 경우

법원의 판단을 종합하여 보면 업무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회사 외의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여 재해를 입은 경우에는 그 행사나 모임의 주최자, 목적, 참가인원, 강제성 여부, 운영 방법, 비용 부담 등의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상 그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어야 한다.

근로자가 주량을 초과하여 음주를 한 것이 원인이 된 사례에서는 업무와 과음,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영업사원 회식 후 사고, 산재 인정 사례 (2019누38900)
재해자 A씨는 영업사원으로 거래처 직원들과 저녁 식사를 가진 이후 3차 장소로 이동하였다. 상당히 취한 상태에서 대리기사를 기다리던 중 계단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중환자실에서 입원하였으나 심폐정지로 사망하였다.

간접사인은 외상성 지주막하출혈이었다. 유족은 A씨가 업무적인 이유로 회식 자리를 가진 이후 사고를 당하였으므로 업무상 사고라고 주장하여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하였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에서는 A씨가 사적인 자리에 참여하여 과도하게 음주를 한 상태에서 일어난 사고이므로 출장 중의 재해 또는 행사 중의 사고로 볼 수 없다는 처분을 내렸다. 유족이 이 처분에 관하여 심사청구를 하였다.

이에 대해 공단에서는 업무와 관련되었다고 볼 수 있는 주요 구성원이 참여하지 않았고 A씨가 개인카드로 비용 처리를 한 점으로 볼 때 A씨의 판단에 의한 회식 자리는 자발적인 모임에 불과하여 업무적 요인을 발견할 수 없다고 보아 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유족은 다음의 내용을 밝혀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사건의 회식은 거래처에 대한 접대성 회식이고 이 과정에서 부득이한 음주가 원인이 되어 사고가 발생하였다. 회식 자리가 늦게까지 이어질 경우 개인비용으로 처리하며 따로 지출 증빙을 하지 않는 것이 통상적으로 처리해온 방법이었다.

이 사건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들은 업무적인 이유로 이전에도 외부에서 저녁 식사 자리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이에 법원에서는 다음의 사항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판단하였다.

이 회식 자리는 업무협조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목적을 가짐으로써 회사의 비용 부담이 요구되는 이익 영업활동으로 보아야 한다. A씨가 개인카드로 비용을 결제하였으나 사전에 회사로부터 업무추진비를 받아 종종 회사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았던 점이 확인되었다.

사업주의 지배 관리 하에 있었는지에 대한 여부는 상급자가 참여 지시를 내리거나 A씨가 사전에 상급자에게 보고한 바 없으나 사업장 측에서 업무 편의상 사후 보고가 허용되어 왔다는 점을 진술한 점에 따르면 사적 성격의 모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회식 참가자와 여러 증인들에 의하면 업무를 논의하는 자리였고 A씨가 마지막까지 남아 참여자들의 귀가를 챙긴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만취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이 오로지 A씨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A씨가 회식 직후에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사고로 사망한 것은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사업주가 참여하거나 직접적으로 지시한 행사는 아니지만 업무 특성상 업무의 성격이 있는 모임이라고 볼 수 있었고 그러한 모임의 성격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만취 상태는 오로지 A씨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한 것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어 업무상 사고로 인정된 사례이다.

하지만 2차 회식 이상의 경우 업무의 연장이라고 보기 어려운 유흥 행위는 행사 중의 사고로 판단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오혜림
-노무법인한국산재보험연구원 대표노무사
-알기쉬운 공무원,사립학교교직원,군인의 재해보상제도(매일노동뉴스.2014.9.1.) 저
-전 근로복지공단 서울지역본부 고객권익보호담당관
-전 더불어민주당 중앙노동위원회 부위원장
-전 관악구,용산구 노동복지 센터 상담위원
-전 서울글로벌 센터 상담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