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에 극단적 선택한 캐디..직장갑질 인정, 법적 조치는?

캐디는 이용자에게 수수료를 받는 '특수고용형태종사자'다. 따라서 법적 근로자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에 따른 보호를 받기 어렵다.
캐디는 이용자에게 수수료를 받는 '특수고용형태종사자'다. 따라서 법적 근로자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에 따른 보호를 받기 어렵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고용노동부가 폭언 등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 선택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파주 캐디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할 수 있다는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캐디는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괴롭힘 사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법적인 처벌은 불가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직장갑질119는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고양지청이 지난 9일 극단적 선택을 한 고 배 모씨의 유족에게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전했다.

배씨는 지난 2019년 7월 경기 파주 법원읍에 있는 K골프장에 입사해 캡틴으로 불리는 책임자로부터 지속적인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배씨는 업무 중 '캡틴'으로부터 "뚱뚱하다"는 등의 외모비하와 공개 모욕 등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괴롭힘이 지속되자 배씨는 캐디의 일정을 통보받는 카페에 '캡틴님께'라는 제목의 호소글을 올리기도 했으나, 20분만에 삭제되고 카페에서 강제퇴장 조치를 당했다.

해당 글에는 "불합리한 상황에 누군가 얘기를 한다면 제발 좀 들어주세요"라며 "출근해서 제발 사람들 괴롭히지 마세요" 등 차별과 갑질을 멈춰달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와같은 글이 삭제된 후 9월 14일 기숙사에서 나온 배씨는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이 직장 내 갑질로 인해 사망하게 된 사건이라고 주장하자 골프장 측은 직장 내 갑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캐디는 근로자가 아니라 특수고용형태종사자로 근무하게 되는데,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 개인 간의 갈등으로 봐야한다는게 골프장 측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유족 측이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한 결과, 고용부는 파주 캐디의 사망 문제를 두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발생된 건으로 볼 수 있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문제는 해당 사건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한다고 하더라도 별다른 조치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캐디가 특수고용형태 종사자로 계약되어있기 대문에 근로자가 받는 법적 보호 대상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규정의 직접적인 적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결국 골프장도 갑질의 주체인 '캡틴'도 누구 하나 처벌 등 법척 책임을 받지 않는 상황. 이와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에서는 법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협소한 탓에 제대로된 처벌조차 이뤄지지 않는다며 신속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불거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