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칼럼] 고요한 밤 거룩한 밤(Stille Nacht Heilige Nacht)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국제PEN한국본부 이사

1818년 12월24일 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북쪽으로 20Km 떨어진 오베른도르프(Oberndorf) 마을(주민 3,000명)의 ‘성 니클라우스 성당’에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란 Carol이 처음으로 울려 퍼졌다. 

현재 ‘성 니클라우스 성당’은 ‘고요한 밤 성당(Silent Night Chapel)’으로 불린다. 그래서 이 노래의 탄생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1815년에 사제서품을 받고 1817년 오베른도르프 성당에 부임한 ‘요셉 모어Joseph Mohr)..1792~1848)’ 신부(당시 26세)가 X-mas 행사 직전에 오르간이 고장 났음을 알았다. 캐럴이 없는 X-mas 미사는 상상할 수가 없었다. 

음악에 대한 천부적인 소질을 타고 난 그는 새로운 캐럴을 만들기로 작정했다. 자신의 서재에서 아기 탄생을 축복해 주었던 한 가족을 생각하고 아기 예수가 태어나던 장면을 연상하면서 <고요한 밤(Stille Nacht), 거룩한 밤(Heilige Nacht)> 노랫말을 써 내려갔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주의 부모 앉아서 감사기도 드릴 때
아기 잘도 잔다. 아기 잘도 잔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영광이 둘린 밤
천군천사 나타나 기뻐 노래 불렀네 
왕이 나셨도다. 왕이 나셨도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동방의 박사들
별을 보고 찾아와  꿇어 경배 드렸네
왕이 나셨도다. 왕이 나셨도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주 예수 나신 밤
그의 얼굴 광채가 세상 빛이 되셨네
왕이 나셨도다. 왕이 나셨도다.”

노랫말을 완성한 ‘요셉 모어(Joseph Mohr)’는 곡을 붙이려고 이웃마을 초등학교 교사(당시 31세)인 ‘프란츠 그루버(Franz Xaver Gruber/1787~1863)’를 찾아가서 작곡을 부탁했다. 그는 성가대 지휘자로서 작곡을 잘하는 오르간 연주자였다.           

 요셉 모어(Joseph Mohr)>  프란츠 그루버(Franz Xaver Gruber)             
 요셉 모어(Joseph Mohr)>  프란츠 그루버(Franz Xaver Gruber)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은 점점 유명해졌다. 마침내 임금에게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노래가 탄생한 지 26년 후인 1844년, 베를린 왕실 성가대가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의 어전에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합창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악보(樂譜)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악보(樂譜)

프리드리히 임금은 노래를 듣고 감격한 나머지 눈물까지 흘렸다. 듣던 대로 아름다운 곡에, 아름다운 가사였다. 프리드리히 임금은 노래를 만든 사람을 표창하고 싶어서 즉시 찾아오라고 명령했다. 관리가 산골 마을로 파견되었다. 

수소문 끝에 작곡자인 그루버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작사가인 모어 신부는 없었다. 이미 6년 전에 세상을 떠난 것이다. 오늘날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은 교회를 다니는 신자든, 아니든 간에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누구나 부르는 노래가 되었다. 

그런데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전기가 있다. 바로 1차 세계대전이다. 미국 드라마 ‘밴드 오브 브러더스’에서 독일군 병사가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성탄 전야에 벨기에 이프르(Ypres)에서 영국군과 독일군이 대치하고 있을 때 한 독일 병사가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부르자 영국 병사들이 환호하며 독일군 장교와 영국군 하사가 악수하며 전쟁을 잠시 멈추기로 했다. 이게 바로 ‘크리스마스 정전’이다.

우리나라에서 캐럴음반을 처음 낸 이는 윤심덕이다. 1926년 10월 2곡을 취입했다. 1934년, 12월 가수 ‘요한’을 거쳐 1935년 8월에는 ‘고향생각’, ‘희망의 나라로’를 작곡한 현제명이 부른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음반(콜롬비아 레코드)이 출시되었다. 

1941년엔 클래식음악가 현제명, 김현준, 김자경, 김수정이 혼성4중창으로 부른 ‘첫 번 크리스마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음반(빅터 레코드)이 나왔다. 195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 캐럴이 본격 보급된 것으로 보인다. 

1981년부터 2019년까지 38번의 크리스마스 가운데 서울에 눈이 온 해는 모두 12번으로, ‘화이트 크리스마스’ 비율이 31.6%밖이다. 그렇더라도 올 해 크리스마스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될 것 같다. 

세월이 흘러 ‘요셉 모어’의 이름은 잊혀지고, 음악 활동을 계속했던 ‘그루버’가 작곡을 했다거나 혹은 베토벤, 모차르트, 하이든의 이름이 작곡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1995년 ‘요셉 모어’  필 사본이 발견되면서 ‘그루버’와 ‘모어’의 공동작품임이 확인되었다. 2011년,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UNESCO 세계 무형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