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뜨는 산업, 반려동물 시장..’펫 아웃소싱(Pet outsourcing)’이 필요하다

1인가구, 핵가족 등을 중심으로 반려동물 동거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펫팸족의 증가는 펫코노미 시장의 성장을 견인 중이다.
1인가구, 핵가족 등을 중심으로 반려동물 동거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펫팸족의 증가는 펫코노미 시장의 성장을 견인 중이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강아지를 기르고 있는 30대 여성 이지안(가명,30세)씨는 쌀쌀해진 날씨를 맞아 온라인 쇼핑을 즐겼다. 그가 구매한 것은 본인의 겨울옷 대신 반려동물의 겨울나기 옷이었다. 마치 사람이 입는 것과 같은 패딩과 니트 심지어 목도리를 구매했다. 많은 비용이 지출됐지만 그는 스스로의 소비에 후회하지 않았다.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둔 박용훈(가명,32세)는 기운이 없는 자신의 반려묘를 위해 30만 원 상당의 고양이 휠(캣휠)을 구매했다. 며칠 뒤에는 반려묘의 동물 병원 입원과 치료를 위해 수십만 원을 지불해야 했다. 그는 안정적으로 반려묘를 돌볼 수 있도록 최근 반려묘를 위한 적금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김가연(가명,29세)씨는 사정상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지만 이른바 '랜선집사'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라오는 반려동물 컨텐츠를 구독하고 업데이트되는 동물들의 사진을 보는게 하루 일과다. 그의 휴대폰에는 실시간으로 휴대폰 잠금 화면이 강아지, 고양이 사진으로 변경되는 어플리케이션이 설치돼 있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면서 반려동물(Pet)과 관련된  산업 시장(Economy)도 급성장 중이다. 이른바 '펫코노미(Pet+Economy)' 시장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펫코노미 시장은 연 평균 약 14% 내외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반려동물과 관련한 각종 시설과 교육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반려동물 시장은 2027년 6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무엇보다 아직 국내는 반려동물에 관한 제도나 시설 확충이 미흡하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높다. 도전할 수 있는 범위와 분야가 무궁무진한 것.

이처럼 펫 산업이 대표적인 미래 유망 산업으로 손꼽히면서 아웃소싱 산업도 반려동물에 초점을 둔 펫 아웃소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반려동물 크리에이터부터 금융까지 다양해지는 펫 산업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 기저에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의 양적 증가와 질적 증가가 함께 작용했다.

과거보다 1인 가구가 증가하자 반려동물 수요는 빠르게 증가했다. 가족의 빈자리와 외로움을 반려동물을 통해 해소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난 까닭이다. 이에 더해 2030세대 비혼주의·비출산의 증가는 반려동물 인구의 양적 확대를 견인했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이미 지난 2018년 30%에 육박한 것으로 확인된다.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도 과거의 그것과는 맥락이 달라졌다. 단순한 가축을 넘어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하면서 펫 휴머니제이션 (Pet Humanization)이 반려동물 가구에 보편화됐으며, 이는 곧 펫코노미 시장의 성장을 이끈 주요 요인이 됐다. 가족과 같은 반려동물에게 지출하는 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양육하는 이들은 스스로를 '집사'라고 표현한다. 초기에는 일반적으로 도도하다고 표현되는 고양이들을 양육하면서 마치 집사가 주인을 모시듯 반려동물을 모시는 것 처럼 양육한다는 뜻에서 시작된 용어다. 주객이 전도된 것 같은 이 현상은 반려동물 양육 가구에선 생경하지 않다. 그만큼 반려동물에 대한 돌봄이 증가했다는 반증이다. 최근에는 강아지를 양육하는 이들도 집사를 자처한다.

반려동물 산업이 양적·질적 확대가 이뤄지면서 산업의 분야는 더 다양해지고 서비스는 프리미엄화 되어가고 있다. 프리미엄 애견 유치원이 생기고 바쁜 현대인을 대신해 반려동물의 산책을 대신해 줄 수 있는 도그워커나 펫 시터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점은 펫 산업의 고급화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저렴한 가성비 사료보다 영양성분 등을 따진 프리미엄 사료를 선호한다. 하루 이용료가 3만 원~ 5만 원을 웃도는 애견 유치원이나 호텔 이용도 증가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 명에 육박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 상품도 늘고 있으며, 삼성과 LG 등 대기업도 펫 케어를 겨냥한 전자제품을 출시 중이다.

삼성 공기청정기 ‘무풍큐브 펫케어(Pet Care)’. 삼성전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 최적화된 펫케어 제품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전문 필터를 통해 반려동물의 털과 냄새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 공기청정기 ‘무풍큐브 펫케어(Pet Care)’. 삼성전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 최적화된 펫케어 제품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전문 필터를 통해 반려동물의 털과 냄새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처럼 빠르게 성장 중인 펫 산업에 아웃소싱이 접목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하다. 이를테면 도그워커나 애견 미용사와 같은 반려동물 전문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인력을 매칭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펫 장례식과 펫 유치원 등에서 활용되는 운송 서비스 도급도 염두에 둘 수 있다.

반려동물 산업이 프리미엄화 될수록 필연적으로 아웃소싱이 활용될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일본의 경우에는 반려동물과 관련한 제조 산업 중 다수가 프리미엄 서비스에 집중하면서 제조 라인은 아웃소싱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처럼 본 기업이 서비스와 마케팅, 상품 기획 등에 집중하면서 부수적인 업무는 외주를 통해 해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뿐만아니라 프랜차이즈형 반려동물 기업이 증가하면 아웃소싱업이 설 자리는 더 넓어진다. 앞으로 반려동물 산업에서 필요해질 호텔 등 시설관리, 유통, 서비스 인력 지원 등 모든 분야에서 아웃소싱 업이 가진 노하우가 깊은 까닭이다. 아웃소싱 산업이 서비스 대상을 사람에만 접목할 것이 아니라 동물로도 확대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려동물 산업 '돈'으로 보면 '망'한다
반려동물 산업이 확대되고 있다고는 하나 갈 길은 멀다. 국내에선 반려동물과 관련한 법적 제도가 미비하다. 공급자와 수요자 간 이해관계 격차도 크다. 소비자인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반려동물의 '반려'에 초점을 맞추지만 아직 다수의 사업자들은 '동물'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 높다. 이와같은 공급자-수요자간 이해 격차는 국내 반려동물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는 해도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가 1000만 명을 돌파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올해 기준 1500만 명을 돌파했다. 동물에 대한 국내 인식도 점차 개선되고 있어 예측보다 느리더라도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할 것은 자명하다.

한 펫 산업 관계자는 발전 가능성이 농후한 반려동물 산업 속에서 아웃소싱 업계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반려동물 시장 내 주요 소비 주체의 특성 파악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의 관계자는 "펫 산업은 반려동물 양육자인 사람의 만족도를 충족시키는 게 관건"이라며 "단순히 동물이나 시설을 관리하는 게 아니라 반려동물에 특화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자신의 반려동물과 함께 시설을 이용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높은 가격이거나 거리가 먼 위치라도 애견동반 식당이나 숙소 등을 애용하는 견주들이 많다. (사진은 서울시 마포구 소재 애견동반이 허용된 식당.)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자신의 반려동물과 함께 시설을 이용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높은 가격이거나 거리가 먼 위치라도 애견동반 식당이나 숙소 등을 애용하는 견주들이 많다.

펫코노미 성장을 이끌고 있는 주체는 반려동물 양육 가구 전체가 아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Fet+Family)이 시장의 규모 확대를 대다수 견인하고 있다. 보여지는 펫 가구 전체가 아니라 주된 소비자인 펫팸족의 패턴과 이유에 공감할 수 있어야 진짜 펫 시장에 적합한 비즈니스를 기획할 수 있다.

펫팸족은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기 때문에 의료와 미용, 그리고 반려동물의 편의를 증대할 수 있는 물품이나 시설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마치 부모가 자식을 양육하는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지출에 인색해지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의 반려동물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보장받지 못하다고 느낀다면 지갑을 닫는다. 신뢰할 수 없는 가격 단가도 지출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예를들어 정해진 기준점이 없어 부르는 게 값처럼 되어버린 반려동물 의료비용이나 적절한 보상이 확인되지 않는 금융상품, 제조 과정을 신뢰할 수 없는 펫 푸드가 그러하다.

오픈서베이가 올해 1분기 발표한 '반려동물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양육 중인 이들은 '우리나라가 반려동물을 키우기에 좋은 환경과 제도를 갖추고 있다'는 응답은 불과 24.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증가하는데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과거 반려동물을 '가축'처럼 여기며 행해졌던 일부 행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있는 탓이기도 하다.

부패된 재료로 만들어진 저가 사료나 무분별하게 이뤄졌던 반려견 장례식장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배경 탓에 펫팸족 사이에서는 국내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우세하다. 실제로 국내에서 강아지, 고양이를 키우는 이들이 선호하는 펫 사료 상위권에서 국내 제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과거 어긋난 신뢰가 재형성되지 않은 탓이다.

오픈서베이의 조사에서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반려견, 반려묘의 사료를 선택할 때 고려하는 중요 요소로 ▲반려견/반려묘가 잘 먹는지(55.0%) ▲영양 성분이 충분히 들어있는지(44.2%) ▲좋은 재료를 사용했는지(41.0%) 등을 꼽으며 가격보다 질적 우수함을 선택의 중요 요소로 두고 있었다. 해당 세가지 요소만 만족할 수 있다면 국내 기업들도 경쟁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 펫 푸드 업체들은 과거 일부 업체가 쌓은 부정적 인식을 회복하기 위해 분투 중이다.

이러한 점은 반려동물 아웃소싱 산업에 도전하고자 한다면 특히 주의할 부분이다. 아웃소싱 업계가 반려동물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발주기업의 지원객이나 하청 업체가 아니라 펫팸족과 기업 사이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신뢰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자칫 첫번째 단추를 잘못 끼우면 이후 신뢰를 회복하는데 얼마나 오랜 기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문제는 아웃소싱에 대한 국내 인식이다. 국내에서 아웃소싱에 대한 인식은 비용절감 차원으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때문에 저렴한 비용에 역점을 둘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이 경우 발주 기업의 만족도는 충족할 수 있을지언정 실 소비자인 펫팸족의 만족도는 충족하기 어렵다. 플랫폼은 양면시장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저렴한 비용에만 집중한다면 하청 기업으로 전락할 우려만 높다.

앞서 언급했듯 펫팸족이 소비에 인색해지는 이유는 비합리적인 가격과 저품질 서비스 등 신뢰할 수 없는 환경에서 비롯된다.

반대로 말하자면 국내 반려동물 산업에서 수요자인 펫팸족이 납득할 수 있을만한 서비스와 합리적인 가격이 제시할 수 있다면 더 높은 발전 가능성을 바라볼 수있는 것.

펫 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그러니 펫 아웃소싱 산업의 가치도 저렴한 비용이 아니라 전문성에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잠실 롯데마트에서 시각 장애인의 안내견의 입장을 거부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유튜브의 반려동물 관련 채널에선 아직도 잔혹한 동물학대의 모습이 만연하다. 반려동물을 위한 의료나 보험 등을 신뢰할 수 있는 규제도, 반려동물을 위한 법적 제도도 미비하다.

가야할 길은 멀다. 전 세계 선진국들에 비해 대한민국의 반려동물 시장은 넘어야할 산이 태산처럼 높다. 때문에 현재 반려동물 시장은 기회가 열려있다기 보다 기회를 만들어 가는 단계다. 아웃소싱 업계도 펫 시장에서 전문성 확보를 위한 선제적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