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폐업 및 재기컨설팅 후기4] 파견사원 40명…인수할까, 말까?

삼영B&C회장 이상철
삼영B&C회장 이상철

K대표는 나이가 많다. 70줄에 들어선지 오래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는 꽤나 젊어 보이고, 과거 사업에 대해 등한시했던 자신을 반성하는 측면에서 현재는 일에 대한 열정도 강하다. 

과거 국내 물류회사에서 얻은 경험으로 25년 전 아웃소싱회사를 창업했다. 나름의 인적 네트워크을 통해 한 때는 500여명의 파견 및 도급사원을 운영했단다.그러나 지금은 오일회사의 파견사원 40여 명이 전부이고, 관리직원 한 명을 두고 운영중이다.

월 수익금은 550만원 남짓이다. 그러나 직원급여와 임차료, 관리비 그리고 이자 등을 내고나면 본인이 가져 갈 수 있는 것은 없었고, 폐업을 하는 게 좋은지,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는지 등과 자기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있는지 등에 관해 컨설팅을 의뢰해 왔다.

현재 이 회사는 신용보증기금에 1억5천만원의 빚이 있고, 제1금융권에도 5억상당의 대출금이 있다. 제1금융권의 대출은 10억상당의 본인소유 아파트를 담보로 빌린 것이다.

궁극적으로 본인이 원하는 바는 집을 팔아 대출금을 모두 상환하고 법인을 튼실한 회사에 넘기는 것이었다. 아울러 출근할 수 있는 사무실과 수익금 550만원중 30% 상당인 180만원을 매월 받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무료 폐업컨설팅내용 중 그래도 쉽게 풀 수 있는 상황이라 판단하고 한 군데를 찾아 상담을 시작했다.

K대표의 얘기를 들은 상대방은 크게 반색했다. 왜냐하면 회사규모는 작지만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파견사원을 확충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아울러 인천에 자동차협력업체라인에 도급으로 아웃소싱 일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얘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또한 수익금중 30%상당의 금액인 180만원은 업계에서 통용되는 지급률, 즉 영업비라며 좋아했다.

큰 틀에서 합의를 하고 인수팀의 직원이 몇 번을 방문하여 내용파악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월 수익금이 550만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330만원이며 그것의 30%인 110만원을 주겠다는 최후통첩(?)이 왔다. 

K사장은 그것도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협상이 깨진 건 돈 문제가 아니었다. K사장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누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언행을 했길래 자존심을 크게 다친 지는 모르겠으나 K사장은 본인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라며, 더 이상 그 회사와는 얘기를 하지 않겠다고 통보해왔다. 

개인적으로 아웃소싱 사업의 확장성측면에서 오일회사는 미래가치가 충분했다. 
왜냐하면 현재 오일회사는 총 250여 명의 파견사원을 활용하고 있는데, 20여년 전부터 4개회사와만 거래를 해오고 있으며 그들 회사에서 빠진 TO는 우선적으로 해당 회사에서 소화하도록 하고있다. 

사업확장에 따라 새로이 생기는 오더는 4개회사가 경쟁하여 가져 갈 수 있기 때문에 잘만 하면 사원공급을 늘릴 수 있는 여건이었다.

K사장의 회사는 적은 인원수의 파견사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25년간 거래를 해오고 있고, 공급자의 갑작스런 폐업전에는 계속 거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계약상황의 변경이 생길 가능성이 적었다. 그렇다면 이 작은 회사의  미래가치는 충분하다고 판단되어진다. 사업은 현재가치보다 미래가치가 더 중요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외국계회사들이 우리나라의 아웃소싱회사를 인수하려고 할 때 회사의 현재가치보다 미래가치를 더 중시하는 것은 경험으로 아는 터였다. 인수회사입장에서도 25년을 거래해온 오일회사와의 거래는 이 회사의 가치를 상승시킬 것임에 틀림없었다. 

그러나 인수회사는 그런 가치들을 등한시 한 채, 몇 십만원에 몰입해 월 지급금액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한 두마디 말투에 K사장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만 것이다.

숲도 보고 나무도 보고, 했어야하는데 줄창 나무만 보고 25년이란 긴 세월 아웃소싱 사업을 운영한 노신사(?)의 감정을 건드려 한 달 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새롭게 다른 회사를 소개해 빠르게 협상을 마무리했다. 월 300백여 만원을 지급하는 아주 좋은 조건으로 말이다.

이상철 
삼영B&C회장(sclee3690@naver.com)